손 님 
아침 일찍부터 태양초 고추를 말려보자고 옆지기와 이야기하며
두번째 고추를 따기 시작했다. 이번에 따는고추는 첫번째보다 양이 많을듯하다.
울 옆지기 옆골에서 말걸어온다. 심심하지 않게 수다떨며 일하잔다.
어느새 장갑낀 손과 팔엔 이슬이 흠뻑 적셔진다. 그러던중 전화벨이 울린다.
차분하고 다정함이 묻어나는 장년층 여성의 목소리였다.
"사랑님의 블로그를 보았는데 즐겁고 예쁘게 올려놓으셔서 한번 찾아보고싶어서요.
고추도좀 사야하구...." 하신다.
ㅎㅎㅎ어머 그러셨군요! 그러세요~~ 오셔서 차래두 한잔 드시고 가세요"
라고 말을하고 무엇을 준비할까 살짝 고민해본다.
점심이 가까워지고 나는 구수하고 얼큰한 짭조름한 된장 뚝배기를 준비했다.
마침 상차림을 끝내려는데 이장집부부가 우리집 다리를건너오고있다.
찬은 별거없지만 된장찌게에 밥먹구가라고 불렀다.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도 한잔씩 하며 담소를 나누던중
길건너편에 차량두대가 살포시 정지를한다.
아! 아침에 전화하신 손님인가부다...하면서 손님맞이를 하였다
예상외로 차가 두대이고 사람도 많다. 대가족이다~~ ㅎㅎ
연세드신 어머니와 세자매부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블로그를 접하고 오신분이라서 낮설음이 덜했다.
농촌생활의 많은 이야기로 대화는 시작되었고 효소에 대한 이야기와
귀농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인상좋으신 자운영님의 가족분들께 늦은점심 대접을 하고싶어
우리먹는 찬에 맛난된장찌게를 급하게 만들어 드시게 했다.
직접농사지은 대부분의 찬거리와 내가담은 된장으로 만든 찌게.
튼실한 우리집 닭들이 낳은 달걀로 연세드신 어르신을 생각하며 계란찜을
만들었다. 이런일들도 내겐 즐거움이다.
맛있게 한그릇씩 뚝딱하고 드셔주시니 더욱 기쁘고 좋다.
인연이란게 참 묘한것 같다.
블로그에 나의 모습과 성격과 품성이라는게 담겨져있다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보이는 모습보다 더욱 빨리 가까워질수 있는 방법이
내면을 알수있는 글이 아닐까 싶다.
오신 손님들은 계시는 내내 웃음진 모습이라 좋구
연세드신 어머님의 인상좋은 점잖음도 ,세자매분들의 화목함까지....
함께 여행하고 좋은곳을 찾고 , 그런 여유로움이 좋아보였다.
이제 우리의 귀농생활은 7개월째이고 우리에게 찾아온 낮선 손님의
방문은 두번째인데 몇신간의 대화와 마음을 나눔은 다시한번
우리 부부에게 작은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하루였다.
인연이라는것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오늘 나는 개울을 건너 어렵게 채집한 박주가리 효소를 담기위해
준비해두었다.
여느날처럼 울 옆지기는 고추밭에 늘어진 가지들을 묶어주려고 일하러
나갔고 여유로운 일요일에 나는 이렇게 행복 하나를 일기쓰듯 늘어놓는다.
좋다!!! 이런 우리의 시골 생활들이...........
모두들 함께 나누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