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한 아침을 맞았다.
어둠이 걷히는 이른새벽
나의 오늘은 밭한켠에 자리잡힌 옥수수밭을 향했다.
오늘은 병원 검진결과 나오는날이다.
4년전 이맘때 가슴통증을 느끼던 어느날
전에도 그랬던것처럼 스트레스에서 오는 근육통쯤으로 여겼었다.
그러던중 티비를 보다 우연히 을지백병원의 한 샘이나와 인터뷰를 하는것이다.
가슴통증이 동반될땐 심장병을 의심해 보라신다.
어쩜 내가 느끼는 증상과 똑같은거 같아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한뒤
인터뷰하신 샘의 진료날을 찾아 예약을하고 날이되어
샘에게 진료를 받게되었다.
"청진기만 대보시고 아무렇지 않은데 왜오셨어요?" 하신다.
난 "전 지금도 아프거든요. 샘이 인터뷰 하시는거 보구 심장이 않좋나해서 왔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럼 엑스레이라도 찍어보자신다.
그렇게 시작된게 며칠후 결과가 나왔고
결과는 예상치 않게 폐암이라는 진단이 나오게 되었다.
그순간! 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것처럼 아찔했고 가슴이 철렁하기 까지 했다.
그리고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나오는데 .....
그뒤로 몇시간은 멍해있었다.
며칠동안 이어진 검사와 긴장된 결과들은 일주일간을 우리에게
가슴졸이는 시간들을 안겨줬다.
너무 감사한게 나를 진료해주신 소화기내과 샘은 안정된 마음을 갖게 해주셨고
당신한테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니 원하는 병원, 가고싶은 병원이 있으면
가게해줄테니 고생하지않게 모든 서류절차와 검사절차를 해주시겠노라고 하셨고
가족들과 상의해본결과 서울대병원에 가야한다는 결론들이 나왔다.
모든검사와 서류들은 금새 수북하게 쌓였다.
허긴 내가 인제백병원 다닌게 십오년이었으니 많을만도 하지....
한달후 서울대에 입원을 하고 수술을 받게되었는데
참으로 감사한 일이 폐암1기이며 여성들에게 생기는 폐암을 선암이라 하는데
샘의 표현으론 로또에 당첨된거라고 하신다.
폐암이 1기에 발견되기가 무척 어렵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열흘간의 입원과 수술....
결과는 너무 좋았고 다행히 암1기를 3센치 까지를 얘기하는데 나는 1.5센치였다.
그래서 항암도 받지 않았고 특별한 약도 먹지않고 치료를 끝낼수 있게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작년
매년마다 삼개월에 한번씩 ,
또 6개월에 한번씩 검사와 pet ct등을 찍게 되는데
작년 이맘때 또다른 힘든 결과를 받게 되었다.
이번엔 폐섬유종이란다.
아!
이건또 무슨일.....
난 컨디션이 무척좋아 다 낳았으려니 하고 기분좋게 화장도하고
샘에게 그동안 수술해주시고 치료해주셔서 감사하다는 표현으로 선물까지
준비했는데 다시 이런 결과가 나온것이다.
섬유종이 암보다 나쁜녀석이라고 샘은 표현하셨다.
왜냐면....
섬유종은 수술하고 떼내면 다시 나오지 않는게 아니고
사마귀처럼 잘라내면 자라나는 그런것과 같은것이라는 표현이셨다,
것두 자리가 않좋은곳에 있어서 갈비뼈까지 잘라내야 한다신다.
수술하는것에 어느덧 익숙해진것 같다.
수술이 두렵거나 겁나지 않는다. 왜지?
작은 긴장감들은 주지만 죽을까봐,아니면 어떻게 될까봐 크게 겁나지 않는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었는데 후회되는것들도 있긴 하겠지만
사십중반인 나는 적당히 열심히 살아왔기때문에 미련이나 후회같은것은
없다라는 것이었다.
두번의 수술....
오늘 난 다시 일년이 되어 샘을 만나러 간다.
작년처럼 기분 좋게는 아니지만 덤덤한 아침을 맞았으며
곱게 화장도 하였다.
작년과 지금 변한것은
공간이라는것.
작년이맘땐 서울에 있었지만 지금은 시골에 이사를 와있기때문..
공기좋고 사람인심좋은 산골짝으로 터를 마련해 살고 있다.
온갖 농작물을 키우고 동물들과 함께 너무도 열심히 살고있어서
나의 하루들은 웃음과 행복의 나날들이다.
가스렌지 냄비속에서 옥수수 삶아지는 냄새가 난다.
서울에서도 이렇게 삶아먹겠지만 내가 농사지은 소박한 먹거리를
받아 먹게될 지인들의 미소띈 얼굴을 생각하니 오늘도 재밌기만 하다.
나의 검사결과는 어찌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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