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만들기
청국장 만들기
조용한 산골에서 부는바람은 유난히도 차가운것 같지만
바람역시 깔끔하고 시원한 느낌을 갖게해주는듯하다.
아침에 일어나 현관문 손잡이를 만지면 살얼음이
잡은손을 끈적하게 잡아당기는 어릴적 추억을 느끼게 해준다.
산골생활의 마지막 일거리라 할수있는 콩삶기를 며칠동안 하였다.
한달전쯤에 메주는 쑤어서 통풍이 잘되는 처마밑에 짚으로 엮어
걸어놓았고 이번엔 겨울 별미라 할수있는 청국장을 만들었다.
역시 장작을 지폈고 메주콩과 서리태를 번갈아 가며
솥으로 여섯번째 콩삶기를 하였다.
메주콩으론 청국장을 만들고 서리태로는 청국장 가루를 만들것이다.
구들방 아랫목에 착하게 발효되고 있는 서리태의 콜콜한 냄새가
정겹고 구수하게 코끝을 자극하고 있다.
벌써 사년쯤됐나.
폐암수술을 받은 나는 환경도 먹거리도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북한산 주변에 살며 둘레길과 산림욕을 매일매일 찾아 즐겼었다.
그러던중 내가 엄마라 부르는 친한 동생의 엄마가 만들어주신
청국장 가루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 일년은 메주콩으로 만든 청국장가루를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으로 야쿠르트 두개에 밥숱가락 가득한 한스푼을 타서 주스처럼
또는 스프처럼 마셨었다. 그리고 그다음해부턴 검정서리태로 청국장 가루를
만들어달라 부탁을 드려 먹게되었다.
일년반쯤 되었나....
몸으로 느끼기 시작하였다. 청국장의 효능을........
첫번째로 느꼈던건 변비인듯 하다. 먹고나면 장운동이 열심히 하고있는걸
바로느낄수 있었고 신기하게도 뱃속에선 강한운동으로 인해 천둥치는 듯한
장운동 소릴 들을수있었다. 그리곤 곧바로 화장실에.......
두번째 몸으로 느낀 청국장의 효능은 ...
탈모였다. 나는 머리카락이 숱이 많지않고 가늘다.
그런데 일년반쯤 먹게되었을때 나보다도 주변에서 나를 관심있게
매일매일 나의 건강을 관찰해주던 동생이 말을 하는것이다.
"언니 요즘 머리숫이 많아진거 같아! 글구 윤기가 나네!"
하는것이었다. 나역시 느끼고 있었던것인데 머리를 감고나면
한줌은 아니어도 많이 빠지던 머리카락이 언젠가부터 빠지지않고
숫이 늘어난 느낌을 갖고있었던참이었다.
이렇게 몸에서 느낄정도로 좋아지는 청국장의 효능이 보이지 않는
내몸속의 세포들을 얼마나 건강하게 만들어주고 있을지 생각하니
고맙고 기쁘지 않을수 없게되었다.
산골생활에서 내가 체험한 청국장의 역할을
백분발휘할수있도록 기회를 주기위해 며칠동안 우리집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폈다.
역시 구들방에 제격인듯하다. 직접농사지은 콩으로 손수 콩을 삶아
청국장을 만드니 뿌듯하지 않을수 없다.
너무도 잘띄워진 청국장을 살짝 으깨니 실처럼,실보다더 끈끈한 바실러스균은
이뿌게 보이기까지 하다.
여러가지 효능을 올려놓지 않아도 몸소 체험한 청국장의 효능은
옛어르신들의 건강지킴과 지혜를 알수있었다.
청국장은 항암예방과 노화방지,고혈압억제와 빈혈,정장작용을 하여 변비
예방과 탈모예방에도 좋은 너무도 많은 일을 우리에게 해주고있었다.
혼자만 알고있기엔 모두에게 미안하고
좋은거 많은분들도 공유하길 원하여 올려본다.
며칠동안 장작을 내손으로 지폈다. 여섯시간동안 삶고 뜸들이고를 해야 이뿌고 잘생긴 콩이 탄생된다.
이장댁에서 무농약으로 지은 볏단을 얻어다놨었다. 오늘을 위하여~~~
멋진 고초균과 바실러스균들의 성장을 위하여 필요한 볕집이다.
장작을 지핀 아랫목에 비닐을 깔고 그위에 볏짚을 두툼하게 깔았다. 그다음에 이렇게 깨끗한 광목천을 깔아놓았다.
면보위에 잘 삶아진 콩을 붓고 짚으로 만들어논 소품을 군데군데 찔러놓았다. 제대로 된거 같은데......ㅎㅎ
이건 서리태 삶은것인데 노란 메주콩은 청국장용이고 서리태는 가루를 만들것이다.
일년동안 먹을것이니 양이 많긴하지만 재밌다.
정겹고 예쁘고 정성이 보여지는 모습이 참 좋다. 나만의 생각~~~ㅋㅋ
삼일째 되는날에 찍었다. 하루를 삶고 삼일을 곱게 이불에 쌓아놓구 온도를 맞춰주니 이리변했다.
넘 훌륭한 청국장이 완성되는듯 하다.
완성된 청국장을 주물로된 절구에 빻는다. 끈끈함이 무게감을 더해주는것 같다.
청국장생콩을 먹어보니 구수하니 맛이있다.
드뎌 완성이다. 이렇게 지퍼백에 1키로씩 포장하여 냉동실에 넣어두기로했다.
일부는 지인들께 보내고 우리집 냉동실에 들어가게된다.
검정서리태는 아직 미완성이다. 며칠후면 완성된 청국장을 잘 말려 가루를 만들어 와야겠다.
시골살이중 하고싶었던 일중 한가지를 나는 오늘도 훌륭히 해내었다.
삶이 어떤 모습인지 때때로 다르지만 오늘 이런 모습도 살아숨쉬며
즐기는 아름다운 일과중 하나임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