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만에 컴터를 켰다.
바빴던 일들을 마친후 내자신도 휴식기를 가졌다.
가상의 공간과도 잠시 이별을 한뒤 간만에 책상앞에 앉는다.
며칠전 담은 된장레시피를 올리기 위해서........
많은 주부들이 장담기를 시작했을것이고 어떤 분들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실행할 엄두가 나지않아 생각에 그치셨을 분들도 계셨을터이고......
나는 용기가 많은 아낙이라 생각이든다.
그리 힘든걸 왜 하느냐고 어떤분들은 말하셨지만 내게 이런일들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간만에 컴앞에 앉으니 사설이 길어지는군..ㅎㅎㅎ
가을 콩농사를 마치고 부랴부랴 메주를 쑤었었다.
이십여덩어리를 만들었으니 콩무게로 따지면 사십여키로를 메주만들기 하였나보다.
보통 한덩어리가 2키로정도 되는 무게이니말이다.
이십여덩어리중 아는 지인분들 두집에 보내고 나니 내가 담을 장은 메주 여섯덩어리이다.
그중 한덩이는 고추장에 넣기로 하고 또 한덩이는 된장담글 마지막 단계에 넣을것이라 남겨두었다.
그리고 네덩이....콩으로 치자면 8키로일것이다.
일단 물이십키로를 솥에받아서 가시오가피와 엄나무를 잘라 달였다.
약초가 너무 많이들어가면 본래의 된장과 간장맛을 빼앗길까봐 적당량만 달였다.
저녁에 두어시간 다린 약초물을 식혀 아침에 나머지 이십오리터를 더 받아 섞었다.
메주를 한덩어리 남겨둔 이유.
간장을 내고나면 된장맛이 약할까봐 남겨둔 메주한덩이를 불려서
된장만들기에 넣을 예정이다. 이것은 앞집 어르신이 알려주신 작은 아낙들의 지혜같다.
물 45리터에 천일염 9키로,메주 4덩이(총 다섯덩이),마른고추다섯개와 약대추 일곱개,그리고
직접만든 참숯까지...... (이건 나만의 기준으로 만든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정성을 들여야 하는일이지만 나는 비교적 어렵지않고 재미난 일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시작하기 이삼일전에 항아리 소독을 해놓았었다.
항아리 소독은 적당한 그릇에 볏집과솔잎약간을 태워 항아리속에 넣고 살균시켰다.
너무도 예쁘게 뛰워진 메주이다. 하얀 곰팡이균은 볏집이 닿았던 부분이고
메주를 반으로 갈라보니 잘띄워진것 같다.
우리집 주변에 있는 가시오가피와 엄나무를 잘라왔으니 깨끗하고 싱싱하고....무엇보다 믿음직 스럽다. ㅎㅎ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말린다. 약초들은 달여야하고........
항아리를 소독시켜야한다. 이삼일전에 미리 닦아두고 소독하기를 했다.
온갖 정성이 들어갔으니 올해 장맛은 보장된셈!!!
무엇하나 밖에나가 사온것이 아니고 직접 농사짓고 만든것들이다. 참나무를 잘라서 숫또한 만들기를 했다.
다 넣을건 아니지만 지인분들께 보내드리니 너무 좋아하신다. 나또한 뿌듯하다......ㅎㅎ
잘띄워진 메주를 반으로 갈라보았더니 너무 예쁘게 꽃이 피어있었다.
천일염또한 아는 지인분이 만드신거라 신뢰가 팍팍!!! 이렇게 청결한 베에 걸렀다.
약재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된장맛이 너무 강해질까봐 적당량만 넣었다.
이렇게 1차 마무리 하였다. 항아리에 담은지 5일정도 되었나보다.
내눈엔 항아리에 들어있는 요녀석들이 예쁘게만 비치는게.......
난 천상 시골에 살아야될 아낙인것 같다~~~~
사십일에서 오십일정도 지나면 간장과 된장을 분리해 작업해야한다.
오늘도 기대만땅!!!!
5월5일 이른아침 하늘을 보니 날씨가 넘 좋을듯 하다.
기억에 남을 어린이날 나는 된장 가르기를 하기로 며칠전 부터 일기예보를 보던 중이었다.
하루전날 보리밥을 무르게 작은 한솥을 만들어놨었다.
모든 과정이 정성과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내게있어 이런 일들이 즐거움이어서
재미나게 할수 있었다.
항아리에 있던 메주를 건지구 빨간건 고추씨이다. 고추씨 1.5키로와 냉동실에 있던 메주가루 약간. 메주가루는 굳이 일부러 준비할 필요는 없고 있던거라 넣기로 했음.메주를 건지고 항아리에 있던 장물을 부었다.
장물양은 된장 버무리기를 해가면서 해야하겠다. 너무 되직해도 숙성과정중에 되직해져버리면 곤란하니까 .....
이건 장속에 넣지 않았던 메주한덩이를 생수를 넣고 불린것이다. 또한 보리밥을 4~5인분정도 묽게 푹 삶는다 해야하나 , 밥을 해서 적당히 곱게 으깨어 넣은것이다. 짠맛도 잡아주고 장물을 내지 않은 메주여서 된장의 구수함을 더해줄것이다. 보리밥 역시 된장맛을 더 좋게 해줄것이라 믿는다. ㅎㅎ
모두넣은 재료를 오랫동안 주무르고 으깨서 이정도로 되었다. 사진으로 보니 색깔도 예쁘고 맛있겠다.
청양 고추가루도 한근쯤 넣을까 하다가 고추씨가 들어갔기에 참기로 했다.
완성되어서 항아리속에 정성스럽게 담으면 끝이다.
집둘레 하얀 민들레들이 너무 예쁘게 보이는 맑은하늘과 정성을 가득담은 약초된장맛이 나의 마음을 기분좋게 하는듯하다. 지금 아궁이에선 장작 타는 소리가 들려온다.
간장은 네시간 정도를 다리기 했나보다.
옛날에 따뜻한 봄날 집집마다 간장 다리는 냄새가 풍겨났다는데 요즘은 그다지 많이 볼수없는 광경인듯 하다.
나의 사랑과 정성이 된장안에 가득 들어갔으니 분명 건강하고 행복한 맛일것이다!